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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317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살아가는 이야기(7) 치킨 & 포크 파티

 

삶을 살아가면서 배를 타고 가다보면 참 다양한 형태의 장애물을 맞이하게 됩니다. 나이가 많으나 적으나 우리들은 꼭 10대의 마음과 20대의 마음 그리고 30대, 40대를 지나 50이 되어도 깨닫지 못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 제일 불행한 것은 사람을 향한 공격입니다. 하늘아래 사람위에 사람없고 사람아래 사람없다 생각해 오며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제 짧은 인생속에서 경험했던 사람이라는 속성...중에 하나가 있는데, 잘해주어도 배신하고, 못해주어도 배신할 수 있는 것이 사람라는 것입니다. 즉, 잘해주면 자신이 잘 대접받는 것 같다가 그러지 못할 때 마음이 상해서 되돌아 서고, 못해주면 나를 무시한다 생각하고 돌아선다는 것입니다. 배신이란 마음을 달리하고 행동을 달리하는 것입니다. 처음 가지고 있던 순수한 마음을 버리는 것이 배신 아닐까요? 

 

중용이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 잘해주지고 너무 못해주지도 않는 것이 진리지만, 저라는 사람은 엄청 잘해주는데만 익숙한 사람입니다. 사람들에게 비전을 심어주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입니다. 일종의 공수표를 많이 날립니다. 물론 제 마음이 정말 그렇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왕이면 돈 많이 벌면 좋은 세상 함께 누리는 일에 익숙합니다.

 

여기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도 그런 속성은 그래도 가지고 왔습니다. 내일 당장 쌀 한톨 살 돈없다 할지라도 그날 그날 제 모든 것을 털어서 대접해 주고 싶은 것에 익숙합니다.

 

어제가 금요일이라서 그동안 사귀었던 친구들(나무라다 6명,나무라도6명)을 초청해서 치킨 파티를 했습니다. 점심시간 잠시 짬을 내서 마트에 다녀왔습니다. 남아있는 돈을 계산해 보니 치킨 12인분, 돼지고기 6인분 정도는 샀고, 과일을 사다가 한도초과 메시지를 봅니다. 그래서 정말 사고 싶었던 수박은 결국 포기했습니다.

 

수 없이 한도 초과에 이른 적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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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이 부족해서

시간이 없어서

관용이 없어서

이해심이 부족해서

돈이 없어서

마음이 없어서

사랑이 없어서 그랬습니다.

 

그런 상황이 오게 되면 사람들은 보통 주저앉거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거나 둘중 하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저는 후자를 선택하며 살았습니다. 내일 당장 먹을 양식이 없더라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갑니다.

 

제 저장창고에 곡식이 비어간다 할지라도 내일을 걱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음껏 한도초과에 이를때까지 가지고 있는 재물, 가지고 있는 마음, 가지고 있는 사랑을 마음껏 퍼 주게 됩니다. 그것이 예수님을 믿는 신자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신실한 제자라 하는 베드로는 그런 예수님을 하룻밤에 3번이나 배신합니다. 마음으로 그 분을 버렸습니다. 그 중에 제일 크게 배신한 것은 유다였습니다.

 

 

가롯유다...

 

과연 저는 그 분앞에서 가롯유다가 되지 말라는 법이 있을까?

 

가지고 있던 순수했던 마음이 줄어가고

내 주머니에 줄어만 가는 재정을 바라보고

어디 움직이려는데 정말로 이동시킬 수 있는 수단이 없고

그냥 집에서 하루종일 시간 보내야 하는 상황이 다가올 수도 있는 것이 사람의 삶입니다.

 

그때 어떤 선택을 하며 살아갈지는 각자의 몫입니다.

 

저는 가능하면 가롯유다처럼 살지 않으렵니다.

 

물론 베드로처럼 그동안 가지고 있던 신의를 버리고 3번이나 마음을 저버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유다처럼 자신이 믿고 따르던 분을 죽음에 이르는 길로 팔아먹는 행위는 하지 않으려합니다.

 

IT학과 책임교수로 일하고 있는 이곳에서 엊그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동안 점검하지 못했던 컴퓨터 3실에 있던 31대의 컴퓨터중 2대가 분실되었습니다. 책상 아래 있어야 할 것이 없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의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이 사람 저 사람...가능성 있는 모든 것을 생각해 봅니다. 그리고 정식으로 문제 제기를 해서 학교 교장선생님인 까사모에게 정식으로 이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한국교수들과 까사모 그리고 영어교사 마리오와 함께 당시 정황을 정확히 듣게 되었고, 경위서를 작성하던 중 누군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말을 바꾸는 것

 

법원에서도 가장 중요한 판결 요소 중 하나가 위증죄입니다.

 

마음을 도둑 맞는 일이 가장 크다는 것입니다.

 

기존에 주장하던 것을 바꾸는 것입니다. 그것은 거짓이기에 용서받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위증죄를 무겁게 다루는 것이 아닐까요? 누군가를 비난하고 고발할 때 자신이 정말 정직한 위치에 있는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은 없습니다. 여기에 CCTV가 있어서 정확한 증거를 제시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누군가 책임을 물어 처벌을 할 수도 없습니다.

 

해결책은 단 하나입니다.

 

분실된 컴퓨터 2대에 해당하는 비용 120만원을 물어내는 것입니다.

 

관련책임자들 (컴퓨터실 키관리하던 한국전문가들 저를 포함해서...컴퓨터교사, 학교관계자...전부 합하면 10명정도 됩니다.)이 1/N을 하는 것입니다. 10만원정도씩 부담하면 해결될 문제 가지고 일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정식으로 코이카와 모잠비크 교육부에 제기 했을 때 생기는 파장력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결국 선임교수님께서 학교장에게 컴퓨터 2대를 사오라 이야기 하는 것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그랬더니 학교장인 까사모는 어제 하루종일 교장실 문을 닫고 미소도 사라지고, 말 한마디 못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의 얼굴에 근심이 베어 있었다는 것이겠지요. 120만원이면 보통 교사 3명의 월급입니다.

 

역시 돈이 문제입니다.

 

자신의 돈이 통장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을 잊고 저녁에 파티를 하였습니다.

 

음식을 잘하는 다섯번째 여자친구가 해온 치킨요리, 돼지고기요리, 게...요리 그리고 사라다 등으로 행복한 저녁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음껏 먹고 떠들고 노래하고 잠시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어 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의 18번 정태춘의 사랑하는 이에게와 할렐루야로 즐겁고 흥겨운 시간을 마무리 했습니다.

 

다음주에는 어떻게 남자친구들 여자친구들과 함께 할까 고민해 봅니다.

 

이곳 날씨가 조금 추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마음이 얼어 있는 날보다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놓는 날이 많아지기를 바랬습니다. 그런 날이 많이 지는 곳이 모잠비크에서의 삶입니다. 이곳에 머물고 싶은 이유가 늘어납니다. 대한민국 경기도 남양주에서 머무는 것보다 이곳에서 뿌리를 내리는 것을 선택하며 살 가능성이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내일이 찾아오면 다시 21시간 비행을 마치고 도착한 모잠비크로의 항해는 계속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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