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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209 스트릿커피문화촌 [전 노마드커피다방] 이야기 (1)

문촌 장익수(메인즈)

누군가가 노마드커피다방 이야기를 계속 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다시 시작합니다. 

이렇게 한번 노마드커피다방을 약간 고급언어로 바꾸었습니다. 스트릿커피문화촌입니다. 

오늘은 강원도로 향합니다. 

무엇인가 교육을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움이 많습니다. 교육이 흥미롭기도 해야겠지만, 교육생들의 요구사항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강원도 횡성군 강림면 주민들이 사단법인 한국문화교육진흥원 사무실이 있는 원주시 관설동으로 나들이 삼아 오시는 날입니다. 강림면 복지회관에는 에소프레소 머신이 설치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커피바리스타 자격증 과정의 교육장이 갖춰져 있는 원주의 드림플러스평생교육원은 강의하기에 최적의 장소였습니다. 

오늘도 원두는 넉넉하게 들고 갑니다. 

사실 이런 바리스타 교육에는 일반적으로 최소 원가의 원두 재료를 사용하지만, 저는 매번 강의할때마다 최상급의 원두를 사용합니다. 교육생들에게 연습삼아 내려마시게 하는 커피라 할지라고 이왕이면 최상의 맛을 느끼거나 만들 수 있도록 배려한 것입니다. 

무엇인가 느낌이 있어야 합니다. 

맛도 있어야 하지요.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커피를 내려주는 데 상대방의 반응을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 커피를 내리는 사람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상대방이 커피맛이 싫다고 반응하면 그만큼 더 심사숙고해서 커피를 내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돈을 받고 커피를 팔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시험삼아 핸드드립으로 내린 커피를 내려마시라고 할 경우에는 부담이 없겠지만, 누군가에게 단돈 1,000원이라고 받고 커피를 내려 주려면, 전문적인 소양을 갖춰야 하는 게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커피는 커피 자체를 팔기보다는 커피를 매개로 하여 사람의 향기를 파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의 향기, 나의 스토리, 나의 영역, 내 주변의 이야기를 엮어서 말을 시작하다 보면 끊임없이 이어지는 커피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은 교육받던 강림면 주민 한 분이 강한 불만섞인 말씀을 꺼내셨습니다. 



주민(남) : 
"라떼 만드는 것을 보고 싶은데 왜 그런 것은 자세히 가르쳐 주지 않나요? 여기서는 머신이 안 좋아서 할 수 없는 것 아닌가요?"

저 :
"선생님, 여기 이 에소프레소 머신 가지고 다 하실 수 있습니다. "

주민 :
"아니, 여기서 잠깐 시범을 보이는 것을 보니 불가능한 것 같은데 아닌가요?"

저 : 
"다 가능합니다. 오늘은 에소프레소 머신 사용하는 것에만 충실하면 안되나요? 
시간이 충분하지 않으니 라떼의 멋진 하트를 그리는 것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것은 다른 곳에 가셔서 배우시거나 라떼아트를 하시는 전문 강사를 제가 모셔올 수도 있습니다."

주민 : (울그락 푸르락 하면서...)
"아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내가 원하는 것은 여기서 해 줄 수 있는지를 물어본 것 아닙니까?"

저 : 
"오늘은 여기 오신분들이 이 기계 사용법을 아는 것에 충실하기 위한 수업을 준비했을 뿐입니다. 물론 우유도 준비해서 라떼를 만드는 방법을 간단하게 시범도 보여주는 것 정도의 수업을 생각했습니다. 머신 다루는 것도 미숙한데 라떼 만드는 것이 뭐가 그렇게 중요하신지요?"

주민 : 
"머라고요? ...." (급 흥분하시는 모습이 보임)

저 : (긴 침묵을 유지하며...)



이게 오늘의 상황이었습니다. 

교육을 진행 하다보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특별히 이 분처럼 본인이 원하는 교육을 콕 집어 자신만을 위한 교육을 해 달라는 듯한 이런 태도에 마음이 상하더군요. 

머신 사용하는 방법을 설명해도 다 아는 것처럼 아무것도 안하고 팔짱끼고 보고 있던 이 분의 수업 태도도 마음에 안들기는 했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다 함께 받는 수업인데 하향 평준화 수준을 염두해 두고 교육을 하곤 하는 저는 이런 분들의 모습을 용납하지 못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도 어쩌겠는지요? 

저보다 이 주민들이 더 중요하신 분들인걸요. 

그래서 숨을 깊이 들이쉬고 참아봅니다. 교육을 진행하다 만난 수많은 난관중의 하나일뿐이니까요. 

저랑 잠시 불꽃같은 눈길을 주고 받은 그 분은 오실 때 에쿠스를 타고 올 정도로 부를 축적했지만, 인격은 부의 양만큼 축적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고 돌아옵니다. 

그냥 제가 마음을 정리하고, 겸손해 지면 해결 될 것을 하면서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래도 예전 같지 않게 평정심을 유지하며, 대화를 지속해 나갔습니다.

결국 웃음으로 마무리 하고 악수하며 마무리하였습니다. 


어쩌다 보니 원주와 인연을 맺고, 이 장소를 아무 댓가없이 사용하게 되어 손은선 원장님께 미안했습니다. 그래서 가지고 갔던 원두 500g 짜리 2개에 해당하는 분량을 그대로 놓고 왔습니다. 이곳에서는 바리스타 자격증을 획득하는데 비용이 들어가야 딸 수 있는 정식 교육장이지만 강림면 주민들은 군에서 지원되는 돈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의 하나로 운영하기 때문에 개인 부담이 전혀 없습니다. 

오늘 하루가 꽤 길게 느껴지기도 하고, 피곤도 급 밀려옵니다. 그래도 인생의 활력소를 만들어 주시는 이 분들의 교육 열의에 저도 가슴이 뛰곤 하니 그것으로 만족하며 되돌아 왔습니다. 피곤한 하루 안식하며 다시 떠오를 태양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 커피바리스타 2급 자격증 과정
 
교육시간 : 20시간 (4시간 * 5회)
- 운영 : 주식회사 지인누리(농촌 개발, 컨설팅)
- 주최 : 횡성군
- 교수진 : 사단법인 숲힐링문화협회

교육정보 (4회째)
* 일시 : 2015년 12월 8일(수) 오후 1시~4시

* 교육장소 : 원주시 관설동 사단법인 한국문화교육진흥원 교육실 (드림플러스평생교육원, 원장 손은선)

* 교육내용
- 핸드밀 사용법 (조립 및 분리)
- 에스프레소 머신 사용법 이론 및 실습
- 라떼 만들기 이론 및 실습

* 커피재료 : 블렌딩(예가체프, 케냐AA, 만델링을 적절한 비율로 섞은  원두) 1kg (3만원 상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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