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베커피사업단
"1톤밴드와 노마드커피다방" 일일편지(10) 2018.4.17
한동안 아프리카 모잠비크에 와서 커피를 제대로 내려서 마셔보지 못했습니다. 한달동안 계속 그러다 3월 초 한국에 다녀오시는 교수님을 통해 커피 배달을 부탁했습니다. 커피는 1kg 블랜딩커피 1봉지와 에디오피아 예가체프 200g 2봉지, 케냐AA 1봉지, 인도네시아 만델링 1봉지, 브라질 산토스 200g 1봉지씩입니다.
그렇게 21시간을 넘어온 커피...
그 중에 예가체프 1개는 현지 KOICA 소장님댁에 선물로 주었습니다. 멋진 식사 대접을 받은 상태여서 무엇인가 기여를 해 주고 싶었는데 마침 사모님이 커피를 무척 좋아하시는 매니아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kg 블랜딩 커피를 가지고 어떻게 하면 수익을 낼 수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달이 다 되어 가는 지금의 시점에서 커피는 바닥이 났습니다. 결국 커피 장사를 또 못했다는 이야기입니다. ^^
평생 사람들에게 퍼주는 일에 익숙하다보니 계산이 안되긴 합니다. 커피도 마찬가지입니다. 음식을 돈 주고 사먹는 한국교수님들도 커피는 그냥 서비스로 마시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커피숍에 가면 150~200Mt 거의 3,000원~4,000원 되는 가격의 현지 커피를 자연스럽게 돈주고 마십니다. 그런 의미에서 핸드드립 커피가 제 값을 받기 위한 확실한 어필이 없으면 판매는 포기하는 것이 맞는 것 같습니다.
어디가든지 사람들을 모아 이슈 파이팅할 수 있는 것이 없는지 시간날 때마다 생각하고 실행하곤 합니다. 이곳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다만 제가 제일 조심해야 하는 것은 입이라는 생각입니다.
말하기 좋아하고 먼 미래를 생각하며 무엇인가를 푸쉬하는 것을 즐겨 말하는지라, 무심코 튀어나온 말이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좀더 성숙해야겠지만, 매일처럼 어려운 것중의 하나가 무거운 입을 갖는 것입니다. 그래도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사는 동안에는 그런 일이 조금이나마 가능하게 해 주는 곳입니다. 말이 통하지 않는 곳이니 그것도 한 몫 합니다.
마음껏 떠들고 마음껏 이야기 해도 되는 한국이 그립긴 하지만, 모잠비크는 어느새 포근한 안식처와 같은 곳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부교장 샴베와 샬로마옹 스빈디 영어교사입니다. 둘다 저와 함께 무엇인가 만들어 내고 있는 핵심 인물들입니다. 조만간 엘리자 돕기 장학지원 프로젝트가 닻을 올리기 시작하면 본격적으로 일할 친구들이기도 합니다.
특별히 샴베는 커피를 좋아하는지라 저랑 자주 어울리게 됩니다.
그리고 생각도 많이 열려 있어서 무슨 일을 추진하기에는 안성맞춤의 파트너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급하게 가지 않으려 합니다. 급하게 가다가 의미없이 끝나버린 일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천천히 가지만, 좀더 넓게 가려합니다. 그러다보면 많은 일들을 해낼 수 있다 생각합니다.
아프리카 현지 생두를 수출하거나 수입하는 일에도 관여를 할 생각입니다.
그런 꿈을 하나씩 이루어 가기 위해 만든 "가베커피사업단"
해가 뜨고 지는 동안 내일이라는 희망이 있어 하루하루가 보람찬 나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