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론과 유물론 (2)
김승국(평화 연구•활동가)
맨 먼저 육조단경에서 이야기하는 마음을 비워도 마르크스가 이야기하는 자본의 착취는 사라지지 않음을 강조하고 싶다.
육조 혜능 스님의 종지는 오직 ‘頓悟見性(돈오견성)’에 있다. 한국불교의 법맥은 육조 혜능 대사의 법손들이 주축이 되어 전해지고 있다. 그 종지는 일체 중생이 구족하고 있는 ‘自性(자성)이 곧 眞佛(진불)’임을 천명하는 데 있다 하겠다. 이는 보편타당하고 궁극적인 진실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어 인간의 절대성과 존엄성을 긍정하는 인류 구제의 메시지라 할 수 있다.
* 조영미 등 역주 “돈황본 육조단경” (서울, 운주사, 2021) (이하 “육조단경”) 6쪽.
‘자본의 분석이 진리에 다가가는 지름길’임을 천명하는 “자본론”은, 인류 중에서 핍박받고 갖지 못한 노동자의 구원 메시지라 할 수 있다.
“자본론”을 비롯한 마르크스의 저작들을 올바로 이해하고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마르크스의 경우, 사물을 변화•발전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제개념도 고정된 불변의 것으로 정의되고 있지는 않다. 예를 들어 ‘가치’라는 개념도 “자본론”의 처음 부분만을 읽어서는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자본론” 전체를 통해 다른 제개념과의 관련 속에서 발전되는 것으로 보아야만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 구루마사메조 編, 김한민 옮김 “마르크스 경제학 연구지침” (서울, 솔밭, 1988) 1쪽. 이 책은 “マルクス經濟學レキシコン”을 우리말로 옮긴 번역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