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찾아왔지만 필연적 이유가 있는 만남

1톤밴드와 장익수커피학교 (66) 2024.5.13 - 3년동안 소원했던 만남을 이어 간 기적같은 하루

"우연히 찾아왔지만 필연적 이유가 있는 만남"

 

살면서 실수하는 날이 있다. 그런데 그런 날 우연히 많은 사람들과 주파수가 맞아 만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3년 가까이 연락을 못했던 분들을 다시 만났다. 챨리 1004클럽나눔공동체 교장선생님이 잠실로 출근했다가 그 날이 빨간 글씨인 줄 알고 허탈해 하며 카톡을 보내셨다. 오랫만에 만나자고 한다. 거기에 광명에 계신 지인 한 분이 같이 가겠다며 약속시간과 장소를 잡았다.

 

나 포함 3명이라 잔을 준비했다.

 

 

그런데 3명으로 시작된 모임이 점점 불어나 9명이 되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연락을 해서 만나자고 하면 사람들은 두 가지로 반응한다. 응하거나 거절한다. 시간없다는 말이 내포하는  의미가 있다. 정말 바쁘거나 혹은 오기 싫은 상황이다. 매일처럼 우리는 수 많은 만남의 기회를 선택한다. 우연같은 이 날 "시간 있어요"라는 낚시줄에 걸려 든 분들과 무려 8시간 가까이를 보냈다.

 

마지막 가평에서 공연을 마치고 온 분은 "기억"이라는 곡으로 유명한 토크싱어 신이준 가수다. 통기타 하나 메고 올라오셨다.

 

둘이서 만나자고 했던 것이 셋이 되고 다섯이 되고 일곱이 되고 여덟이 되고 아홉이 되었다. 우리의 만남이 그렇다. 즉석 번개 같은 날 만남이 주는 행복한 일이 많이 생기기를 바란다.

 

핸드드립은 목 넘김이 부드러워 한 자리에 앉으면 여러잔을 부담없이 마시게 된다. 물론 대화가 구성지고 재미 있어야 오래 버틸 수 있다. 자신의 생각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말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람은 공감하는 일이 없으면 곧 재미를 잃어버린다. 그 사람의 행동이 나에게 영향을 미치게 하려면 내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매력 포인트가 있어야 한다. 그것이 나에게는 커피다. 어디에 머물든 가장 중요한 요소로 만남의 강력한 폴랫폼이 되어 주었다. 누구나 커피 한잔 하게 된다. 물론 우리가 일상적으로 만남을 의도하는 언어는 밥 한번 먹자, 술 한잔 하자, 커피 한잔 하자 등이다.

 

이 제안 중 커피 한잔이 담긴 의미는 그 사람과 삶을 나누고, 뜻을 나누고, 미래를 기획하고, 지역과 정치를 논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서로 주고 받는 교감이 결국 세상을 이롭게 만드는 일의 시작점이 된다. 오늘 만난 사람들과 미래를 도모하는 일까지 가지는 않았으나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심리상담의 라포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인연은 순간이지만 관계는 노력에 의해 지속된다.

 

"서서히 비인간화되는 이 시대에 나는 사회적 기술에 사로잡혔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이해하는 관계의 기술 말이다. 나는 우리가 일상의 미세한 상호작용 속에서 서로를 얼마나 잘 대하느냐에 따라 삶의 질이 크게 좌우된다고 믿는다. 우리가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 주변의 타인을 더 깊이 아는 것이다." (데이비드 부룩스의 책 "사람을 안다는 것"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