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419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살아가는 이야기(13) 여행

by 문화촌 posted Oct 13, 202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180419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살아가는 이야기(13) 여행

 

주말이 오면 편안하게 쉬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드는 날도 있습니다.

지난 주말도 그랬습니다. 토요일 오전 운전사 제랄드가 아침에 늦게 오는 바람에 영어교사 올가(Olga)에게 전화했습니다.

 

"Hello Olga, do you have a time?"

 

항상 누군가를 컨택하기 위한 소통의 언어입니다. 시간 있는지? 우리가 누군가를 부를 때 누군가와 함께 무슨 일을 하려할 때 그 사람의 시간을 물어보는 사람은 오랫동안 같이 하셔도 됩니다. 왜냐하면 그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그런 분들의 의도를 무시하고 바쁜척 외면하는 일이 많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누군가 시간 있느냐 물어보면 만나기 싫을 때는 바쁘다는 핑계로 자연스런 거절을 하곤 했습니다.

 

올가는 50대 초반...30살 결혼한 딸이 있고, 남편과 이혼 후 지금은 혼자 산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수익을 위해 집에서 닭을 키우고 있는데 한번에 400마리 정도 판매한다고 합니다. 이 사업으로 얼마의 수익을 얻고 있는지 모릅니다. 올가는 마음도 착하고, 살아가는 것도 늘 여유가 있어 보입니다.

 

이 날도 제랄드가 늦게 오는 것때문에 혹시 시골로 여행갈 수 있는지 물어보려고 전화했던 것인데, 올가는 바로 "You want me?"라고 되묻길래 그렇다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온다고 약속합니다. 용접학과 박성현 교수님과 함께 제랄드와 올가를 기다리고 있는데 마침 제랄드가 먼저 도착하였습니다. 그래서 학교차량을 이용하여 제랄드가 운전하게 하고 나중에 도착한 올가에게 한 차로 움직이자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출발

 

지금있는 마톨라산업학교 주변도 건물이 많이 들어서있습니다. 대부분 1층이고, 고층 건물은 거의 없습니다. 그 중에 부유한 사람들이 살고 있을 법한 건물도 있고, 뒷골목으로 들어가면 모잠비크 인들의 빈곤한 일상도 만날 수가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결같이 느낀 것은 그들의 삶이 분명 배고픈 삶일텐데 얼굴에서는 지쳐 있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하루 하루를 살아내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만족하는 삶...그것이 이들의 얼굴에 비춰진 일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누군가 만나서 인상을 살펴보거나 몇분 대화를 하다보면 그 사람의 성향과 살아온 과거가 대충 파악이 됩니다. 대학 때 심리학 서적을 탐독했던지라 대화를 하다보면 그 사람의 과거와 성향 그리고 욕심 또는 의지 등 안보이는 영역까지 보이곤 합니다. 그렇게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그 사람과 함께 무슨 일을 도모하거나 함께 하려할 때 그런 것들은 도움이 되곤 합니다.

 

 

이곳에서 장학사업을 위한 교사들을 접촉하는 것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진행했습니다. 보통 성과를 지향하게 되면 무리하게 이 사람 저 사람 다 끌어 모으는 방법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런데 저는 방법을 달리합니다. 부교장 샴베에게 그랬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으로 시작하다보면 비밀이 새어 나갈 수 있고, 또 그 중에 원치 않는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철저하게 보안에 신경쓰면서 진행하자 이야기 하곤 합니다.

 

 

그래서 하나 둘씩 모여서 후원작정서에 서명한 사람들이 저를 포함해서 8명입니다. 시작 멤버로 충분하다 생각했습니다. 장학사업의 궁극적 목적은 교사들의 노동조합을 결성하기 위함입니다. 서로 뭉쳐있고,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학교 재산도 직원과 교사들의 복지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를 수시로 했기 때문에 샴베와 다른 교사들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런 비전을 심어주는 입담을 유용하게 사용하곤 합니다.

 

 

그런 일을 한 후 맞이한 시골여행길 "모암바(MOAMBA)"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모암바는 샴베가 태어난 곳이라 합니다.

 

 

몸이 피곤하면 어딘가 움직이기 싫어하는 것이 보통인데 피곤한 몸을 차에 실어 움직이는 것을 좋아합니다. 이동중인 차안에서 잠깐 눈을 붙이면 어느새 가고 싶은 곳에 도착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도착한 한적한 시골은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 줍니다. 갈대를 엮어서 만든 창고 같은 것들이 궁금해서 직접 내려 물어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올가가 통역이 가능하기에 함께 내립니다.

 

 

앞 마당에서 땅콩을 말리고 있는 주인장 앞에서 한참을 이것 저것 물어보았습니다. 경계를 풀고 어떤 것이든 잘 대답해 주는 주인장에게 땅콩 20MT (400원) 를 주고 달라고 하니 손에 한가득 집어 줍니다.

 

 

 

 

길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정해져 있는 길 정해져 있지 않는 길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향하는 철길과 우리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비포장 도로가 있습니다.

 

가려는 목적지가 정해져 있으면 편할텐데 오늘도 저는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도로를 선택합니다. 왜냐하면 철길은 한번 올라서면 되돌아 가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곧 죽어도 목적지까지 가야만 하고 되돌아 가지 못하는 일방통행입니다. 그렇지만, 비포장도로는 가다가 피곤하면 쉬었다 가기도 방향을 바꿔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제가 가려는 인생길도 마찬가지입니다.

 

항상 제 상황에 맞춰 조정할 수 있는 길을 선택합니다. 누군가에 의해서 또는 어쩔 수 없어서 정해진 길을 가는 것은 편하기는 하지만, 재미가 없습니다. 한번 살다 가는 인생이니 가능하면 내 마음의 의지대로 방향을 바꾸거나 멈추고 또는 되돌아가도 아무 상관없는 길을 선택하며 살다 가고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항상 마음만큼 편합니다.

 

그동안 걸어온 길 또한 그렇습니다.

 

평탄한 철길보다는 울퉁불퉁한 비포장 도로를 선호하며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고통과 어려움이 따르더라도 덤덤하게 삶을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발생한 문제점들을 해결하는 일들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보통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제 없는 삶을 선호하지만, 저는 문제 있는 삶이 좋습니다. 무슨 일이든 해결하려고 노력하게 되고, 몸을 움직여 꿈틀거려야 해결점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철길과 비포장 도로를 달리는 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경을 다녀와서 비자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문제와 산업체와의 MOU를 맺으러 가야 하는 길입니다. 하나는 결과를 예측할 수 있지만, 하나는 예측이 불가합니다.

 

예측가능하지 않는 길을 선택하여 갈 수 있는 용기가 있으면 우리의 삶은 훨씬 재미있고 신나는 일이 많아질 것입니다.

 

 

아프리카 모잠비크 IT학과, KOICA 파견교육 전문가 사무실에서 하루를 계획하며...

 

180419_001.jpg

 

180419_002.jpg

 

180419_003.jpg

 

180419_004.jpg

 

180419_005.jpg

 

180419_006.jpg

 

180419_007.jpg

 

180419_008.jpg

 

180419_009.jpg

 

180419_010.jpg

 

180419_011.jpg

 

180419_012.jpg

 

180419_013.jpg

 

180419_014.jpg

 

180419_015.jpg

 

180419_016.jpg

 

180419_017.jpg

 

180419_018.jpg

 


Articles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