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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324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살아가는 이야기(8) 생일파티

 

떠나오기 전 한국에서 생일(2월 18일)을 맞이 했습니다. 일요일이었고, 그 다음날 출국일이 잡혀있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고 했던 일을 마무리 하면서 저녁에 식사 약속을 잡은 후 몇몇 분들과 즐거운 식사를 마친 후 뒷풀이로 구리에 있는 한 7080콘서트장에 갔습니다.

 

한참 섹소폰으로 무대 공연을 해 주시는 분이 있었고 두 그룹이 있어서 한 그룹이 노래를 다 부르고 나서 우리가 부를 차례에 저는 통기타로 한 곡을 불러 봅니다.

 

살면서 누군가와 함께 있어야 할 때가 많습니다.

 

특별히 생일 때는 나를 보내신 이와 내 주변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하루를 보내고 싶어할 때가 있습니다. 한창 연예하는 남녀 사이에서는 그 날을 더욱 각별히 생각하고, 부부 사이에도 생일을 소중하게 챙겨주기를 바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생일 파티는 저녁 한끼 근사한 곳에 가서 밥 먹고 집에 와서 생일케잌에 촛불을 붙인 후 생일축하곡 1곡 부르고 촛불 끄고 마치는 것이 보통입니다.  그런데 이곳에서의 생일 축하식은 달랐습니다. 생각보다 정말 좋은 경험을 하였습니다. 부교장 Tsambe(샴베)가 특별히 초청해서 간 동네입니다. 교회를 다니는 그룹 중의 우리나라로 따지면 권사님에 해당하는 한 분이 생일을 맞이했다 합니다. 그래서 저를 특별히 초청하더군요. 케잌의 크기도 크고 음식부터 시작해서 여러가지 환경이 잔치 분위기와 같았습니다.

 

남편이 인사말 한 후 점심식사를 맛있게 했습니다. 

식사 준비를 하는 팀이 따로 있었습니다. 미리 가서 맛좀 보려고 기름 속에서 방금 건져낸 감자튀김을 허락받고 슬쩍 집어서 먹어 봅니다. 역시 음식은 바로 해서 먹는 것이 최고인듯합니다. 

 

아침저녁으로 쌀쌀해 졌습니다.

 

이제 4월부터는 겨울시즌으로 넘어간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한달동안 가지고 온 여름옷으로 잘 버티어야 하는 상황입니다.

 

밥을 먹고, 나서 특별한 순서가 있다길래 기다립니다. 사실 몸도 피곤했고, 오늘은 통기타 공연 하나만 해 달라고 해서 왔는데 벌써 2시간이 넘어갑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부터 시작된 선물 증정식이 있었습니다. 노래에 맞춰 생일 당사자에게 하나씩 하나씩 무엇인가를 걸쳐줍니다. 그 독특한 노래가 있는데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그 노래를 부르면서 자신이 가지고 온 선물을 주인공앞에 펼쳐보이고, 직접 주면서 포옹도 하고, 볼을 맞대기도 하더군요. 선물을 준비한 사람이 50명이면 그 분들 모두가 노래에 맞춰 앉았던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서 그걸 반복합니다. 사실 생일이라 생각하고 갔던 것이지만, 아무런 준비도 한 것이 없던 저는 긴급하게 휴지에 20달러 짜리 하나를 싸서 그걸 선물로 드립니다.

 

이곳에서 20달러는 무척 큰 돈이라 하더군요. 우리나라 돈으로 20,000원 조금 넘는 돈입니다. 그걸 교회에 가서 헌금했을 때도 사람들이 많이 쳐다 보았습니다. 왜 그랬는지 물어보니 여기서 20달러를 후원하는 것은 특별헌금이라고 합니다. 즉, 큰 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해서 이날 생일 축하식은 마무리 했습니다.

 

되돌아보니 우리의 생일 축하가 참 빈약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생일파티도 문화제와 결합시켜서 진행하는 것을 고민하게 했던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5월에 추진하려는 가든파티에서 그것을 처음으로 시도해 보려합니다. 잘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문화란 오랫동안 쌓여진 것으로 이루어지는 것인데 낯선 문화를 적용시키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일을 단순히 선물과 음식 나눔으로만 끝내는 수준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파티가 되고, 즐거운 축제가 되는 것에 만족해 봅니다.

 

주말에 시간내서 쇼핑하러 갈 계획입니다. 물이 다 떨어져서 사와야 하고, 수돗물을 받아서 끓여먹어도 되는데 현지의 면역력이 부족한 듯 하여 사온 물을 마시게 되더군요. 한국 음식이 몹시도 그리운 날입니다. 비가 오는 날입니다. 그런 날에는 부침개를 해 먹어야 하는데 다녀와서 시도해 보아야겠습니다.

 

오늘 아침 누군가 보내 준 문구가 있습니다.

 

모란공원에 있는

 

이형관 열사 묘비명

 

"선배답게 살아간다는 것은 결국 머리나 입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아름다운 낙조를 볼 수 있는 것은 끊임없이 떠오르는 일출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종수 열사의 묘비명

 

"세상 살아가는 동안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실이다 진실을 알면서도 회피하는 것 노동자들의 투쟁이 정당하고 인간다운 삶을 위한 것이라는 걸 알면서도 함께하지 못하는 것은 동지에 대한 배신이다 참세상 그날까지 참되게 살아가자"

 

 

그렇습니다.

 

어디에서 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사는 것이 중요한지를 조금씩 깨달아 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 고민을 풀어줄 기회의 땅 아프리카 모잠비크...이제 서서히 고향이 될 것 같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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