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구미의 수동분교
평화로 가는 길 (52)
김승국(평화마을 화내천 대표)
얼마 전에 비수구미에 있는 동촌 2리의 민박집까지는 갔는데, 민박집에서 더 후미진 수동분교까지 가지 못하여 서운함이 남아 있었는데, 어제 드디어 餘恨을 풀었다.
(동촌 2리의 민박집)
화천 평화의 댐에 거의 다 와서 오른쪽 길로 들어가면 비수구미로 진입할 수 있다. 비수구미는, (호랑이가 살았다는) 해산의 산줄기와 파로호가 만나는 오지 중의 오지로 사람의 인적이 거의 없어 약간 음습한 지역이다.
(이런 길을 걸었다)
진입로에서 민박집 가는 입구까지 (자갈투성이의 요철이 심한) 비포장도로를 내 차로 가는데… 굼벵이 걸음으로 겨우 도착했다.
진입로에서 약 1.5km 산길을 넘어 지난번에 민박집에 이르렀다. 민박집 왼쪽의 언덕길을 오르다 보니 수동분교 4.0km라는 이정표가 있어서 그걸 믿고 계속 걸었다. 4km 정도 왔는데도 수동분교가 보이지 않아…마침 사과 농장 주인을 만나 물으니 앞으로 4km 더 가야 수동분교가 나온다고 하여…멀리 수동분교가 있는 지점만 확인하고 되돌아 왔다.(시골길은 고무줄 같아서 가봐야 안다.)
(저 멀리 오른쪽 산자락 끝에 수동분교가 있다)
수동분교는 파로호의 오지 마을의 거점 중의 하나이고 멀지 않은 곳에 모일 분교가 있다. 현재 두 학교가 폐교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초등학교가 두 군데나 있는 것으로 보건대 이 지역에 꽤 많은 사람들이 살았음을 알 수 있다. 주민들 중 상당수는 화전민이거나 토박이 농부이지 않았을까 추정하는데…
(파로호를 끼고 있는 오지 마을의 집들)
수동분교에 이르는 도중에 드문드문 나타나는 한두 집의 민가는 농사를 지으면서 낚시꾼들의 민박 장소로 이용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렇게 깊은 파로호의 오지에 사람이 살고 있다니 좀 신기하게 느껴졌다.(2022.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