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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구 5일장의 키⦁찐빵

평화로 가는 길 (39)

 

김승국(평화 연구⦁활동가)

 

9월 5일. 양구에 갔는데 마침 5일장이 열려서 여러 가지 물건을 구경했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2가지.

 

하나는 키(곡식 등을 까불러 쭉정이, 티끌을 골라내는 그릇으로, 주로 대나무나 고리버들로 만들었다. “치”라고 부르기도 함)이고 다른 하나는 옛날 찐빵이다.

 

키(아래 사진)는 알곡을 선별하는 기구이지만, 나의 어렸을 적의 기억하고 싶지 않은 물건이다.

 

KakaoTalk_20211010_144203935.jpg

 

밤에 오줌을 싸면, 오줌싼 벌로 키를 뒤집어 쓰고 동네를 한바퀴 돌아야 했다.(과거에 한국에서는 아이가 밤새 오줌을 싸면 키를 덮어씌우고 옆집에 가서 소금을 얻어오라고 보내는 풍습이 있었다.) 그런 창피함을 느끼게 하여 다시는 오줌싸지 않도록 조치한 어른들의 지혜가 돋보이는 일이지만, 당사자에게는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다.

 

또 하나는 찐빵이다. (아래 사진)

 

옛날 찐빵-4개 3천원-20210905_130122.jpg

 

양구 5일장에서는 4개에 3000원이었는데...배고픈 위장을 틀어쥐고 뜨근뜨근한 찐빵을 손에 돌려가며 먹는 재미란...너무 뜨거운 걸 먹으면 입안에 화상을 입으니 주의하라는 부모님 말씀도 들리지 않고 게걸스럽게 먹던 추억이 새록새록하다.

그리고 초등학교 동료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찐빵집이 있었는데....동네 어른들이 그 찐빵집 주인(친구 아버지)를 “아쏘까”라고 부르며 놀려댔다. 그때는 그게 일본말인줄 모르고 나도 어른들 따라 “아소까 아저씨”라고 부르며 찐빵을 사곤 했는데...나중에 일본어를 배우니 “아쏘까”는 “아~소우까(ぁ~そうか: 아~그렇습니까)”임을 알게 되었다. 추측컨대 일본 강점기에도 친구 아버지는 찐빵집을 운영하면서 일본인 앞에서 굽신거리며 “ぁ~そうか”를 힘주어 연발한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한 동네 사람들이 “아쏘까”라고 별명을 지워주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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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촌 2021.10.11 06:39
    현장 체험글 재미 있네요.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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