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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백의 달 윤순정

 

연중보름이라 했다

그런 날이면 어쩌다 붉은 달을 볼 수 있다 했다

나는 그 달을 가슴에 품었다

내 생에 처음으로 한 남자를 만나 품었던 뜨거운 가슴으로, 달이 울고 있었다

 

붉게 멍든 가슴으로 울음 삼키고 있었다

 

아련한 등잔불 밑으로

다소곳이 아미 숙여 오는 밤이면

하, 조신하여 하얀 보름달 같았을 백제의 여인

깊고 아득한 눈빛으로 나신(裸身) 슬어 내리며

굵고 단단한 두 팔로 그녀의 부드러운 허리를 안을 때마다

이 뜨거움은 무엇이란 말이냐

 

사랑이란 대체 무엇이란 말이냐, 곰삭이며

젊은 계백은 되뇌었을 것이다

 

칼을 받아라

 

나의 마지막 사랑이니라

 

여인은 울지 않았다, 허리를 곧게 펴고

계백의 깊은 눈 속으로 빨려 들어가듯

그 큰 사랑이 황홀하여 목을 길게 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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