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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405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살아가는 이야기(9) 일탈

 

정해진 틀에서 벗어난다는 것

도덕과 윤리를 지켜 그 안에서 행동한다는 것

쉽지 않습니다. 그만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통제해야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모잠비크 교육부에서 장관이 온다고 하는 날입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도 교육부 장관등이 학교를 방문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인데 이곳에서는 수시로 중요인사들이 방문하네요. 그만큼 대한민국정부와 함께 하는 중요한 프로젝트 사업이라 생각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교내행사가 있어서 양복을 빼어 입고, 비싸게 돈 주고 샀던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행사가 열리고 있는 체육관 전체를 영상으로 담습니다. 땀이 많이 납니다. 그리고 좋은 영상을 만들어 내는 것 그 목적에만 충실합니다. 학생들의 시선, 교사들의 시선은 눈에 들어오지 않고 어떻게 하면 즐겁고 행복한 영상이 나올 수 있도록 할까 그 생각만 집중해 봅니다.

 

살다보면 우리는 많은 아쉬움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지나간 과거의 기억들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때 좀더 잘할 걸 하는 후회를 하면서 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미 엎질러진 물은 그릇에 다시 담을 수 없듯이 사람사이의 관계에서 깨어진 관계는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다시 시작하려면 그 만큼 신뢰를 쌓아야 하는데 한번 잃어버린 것을 찾느라 삶을 허비하지 말아야합니다. 지나간 아쉬움 또는 정리된 관계에 대한 미련을 버리는 것이 최선의 삶의 방식이라 생각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미래에 대한 꿈을 꾸지만, 그 미래가 다가오지 않았기에 현재 살아가는 순간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늘 마음속에 간직하며 살아갑니다. 

 

 

영어교사 마리오와 김훈조 책임교수님...마리오 한테 와이파이 충전 부탁하고 한컷...

 

 

행사를 마치고 공식적으로 오후 수업은 없는 날이라서, 다들 집으로 되돌아 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행사 도중 연구실로 되돌아 와 보니 전원이 모두 나가버린 상태입니다. 거기다 행사 사진을 담느라 핸드폰, 노트북 밧데리 모두 고사직전입니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 주로 모여서 현지교사들과 수다를 떠는 식당으로 향합니다. 샴베, 에끌로디아, 올가의 딸...외 몇명이 그곳에 모여 있었습니다. 그러다 올가가 오는 것을 보고 부릅니다. 오늘 밖에 좋은 식당에 갈 계획을 이야기 하길래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도 가겠다고 이야기하고 부교장 샴베에게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오후에 수업이 있을수도 있다며 자신은 모임에서 빠진다합니다. 

 

요즘 눈여겨 보고 있는 행정실 직원이 있습니다. 엘리자 (왼쪽)

 

어디를 가든지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보면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오지랖을 떠는 것이 체질화 되어 있습니다. 수업시간에 엑셀프로그램으로 재정관리하는 것을 가르치다가 우연히 그녀의 삶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보통 여기 교사들의 월급이 50만원 전후인데 엘리자는 10만원이라는 것입니다. 거기다  남편이 바람을 피면서 집에 있는 돈을 전부 여자들에게 퍼주는 사람이어서 이혼을 했다 합니다. 두 아들을 혼자 키워야 하는 상황입니다. 첫째는 19살, 둘째는 14살입니다. 그래서 장학금 지급 프로젝트를 해 볼까 합니다. 우선은 교내에서 교사들 중 뜻이 있는 몇 사람을 만나서 이 이슈를 내 놓고 도움을 요청하려합니다. 그리고 한국에 되돌아 가면 월 20만원 정도면 그녀와 그녀의 아들 둘다 대학공부를 할 수 있는 재정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월 20만원 장학금 지급 프로젝트를 귀국 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여기를 떠나기 전 국내에서 만들었던 체크카드 하나는 넘겨주고 갈 생각입니다. 그곳에 정기적으로 돈이 생기면 넣어놓으면 되니까 그 돈으로 자신의 생활을 관리하는 것은 그녀의 몫이라는 생각입니다. 공부를 하든지 생활을 하든지..다만 월 20만원의 교육비 명목의 장학금은 꾸준히 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습니다. 

 

그리고 어느순간 이곳으로 다시 돌아와서 결과를 다시 보고 싶습니다. 

 

그래서 시작된 일탈의 순간입니다. 교사 2명과 엘리자 그리고 저 4명이서 차를 타고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식당을 다녀옵니다. 사실 업무시간 범위내에서 어딘가를 가는 것이 공식적으로 허락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과 가까운 지역까지 갔습니다. 왕복 3시간 거리를 다녀오고 나서 녹초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점심을 함께 맛나게 먹고 즐거운 담소를 나누며 되돌아 오는 길은 즐겁기만 합니다. 도착한 시간이 거의 4시 30분쯤입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전기가 들어온 것이 3시 전후라 하니 이 정도면 시간 사용을 아주 잘 한 것입니다.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되돌아 온 것 또한 좋은 일이 었습니다.

 

 

모잠비크는 여러사람들의 필요를 찾아주려 노력하게 만드는 곳입니다. 

 

그래서 귀국 후 다른 곳에 가게 될지라도 준비를 차근 차근해서 이곳으로 다시 올 예정입니다. 여기에 문화공연장을 겸비한 교육센터와 게스트하우스를 짓는 것이 꿈입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 하루도 열심히 마음의 준비를 해 봅니다.  

 

 

최근 멀리서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까이 있을 때는 모든 사람이 친구였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으니 누가 진정한 친구인지 알았습니다" 이 두 문구를 페북에 올렸는데 다들 동의하는 눈치였습니다. 

 

 

법정스님의 글로 마음속 불편한 찌꺼기를 덜어내 봅니다. 모두 즐거운 주말 되시고, 행복한 나날 만들어 가시기를 바라며...아프리카 모잠비크 IT 학과 교수연구실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적어봅니다. 

 

[지나가버린 것을 슬퍼말라.]

 

-법정스님-

 

과거를 따라가지 말고 미래를 기대지 말라.

 

한번 지나가버린 것은 버려진 것 또한 미래는 아직 오직 않았다.

 

이러저러한 현재의 일을 이모저모로 자세히 살펴 흔들리거나 움직임 없이 그것을 잘 알고 익히라

 

오늘 할 일을 부지런히 행하라

누가 내일의 죽음을 알 수 있으랴

 

진실로 저 염라대왕의 무리들과 싸움이 없는 날 없거늘 밤낮으로 게으름을 모르고

 

이같이 부지런히 정진하는 사람은 그를 일러 참으로 법의 현자 고요한 분 성자라 한다.

 

지나가버린 것을 슬퍼하지 않고 오지 않을 것을 동경하지 않으며 현실에 충실히 살고 있을 때

 

그 안색은 생기에 넘쳐 맑아진다.

 

-'오지 않은 것을 탐내어 구하고 지나간 과거사를 슬퍼할 때 어리석은 사람은 그 때문에 꺽인 갈대처럼 시든다.'-

 

"일야 현자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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