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베커피사업단
"1톤밴드와 노마드커피다방" 일일편지(11) 2018.4.20
그동안 피곤한 나날을 보내면서 일주일에 한번씩 저의 집에서 회식을 하기로 해서 직접 요리한 것을 가져와서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용접학과 박성현교수님의 생일이라 한국에서 파견된 5명의 교수진들(자동차학과,전기학과,용접학과,책임PM전문교수,IT학과)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가운데 있는 분이 박성현 교수님입니다.
커피를 가져 온 이후로 꾸준하게 다른 교수님들께 핸드드립으로 커피를 내려 대접해 왔습니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1kg = 30,000원의 재료비인 원두를 구매해서 모잠비크까지 오는 동안 다른 비용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걸 다 소비하면 30,000원의 적자가 생기게 됩니다. 그런데 그것이 적자가 아니라는 것을 역으로 계산해 봅니다.
한국식당에서 라면 한봉지 끓여서 먹는데 600MT(=12,000원)가 듭니다. 짜장면은 500MT(=10,000원)이 들고, 박성현교수님은 아침마다 커피를 마시러 제 연구실에 들립니다. 물값은 1kg를 소비하는 동안 5개 (45MT *5 = 225MT = 4,500원)가 들었습니다. 총 합해서 34,500원의 비용이 들었는데 오늘 드디어 보상이 되돌아 왔습니다.
하나는 박성현 교수님(용접학과)이 저를 무척 좋아하시게 된 것입니다. 아침마다 제 연구실에 들려서 커피 한잔 마시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학과로 가시게 되면서 공감대가 많이 형성되었습니다.
두번째 오늘 우연히 밥해 먹을 시간이 없었는데 박교수님께서 저를 집으로 초청하셔서 라면을 끓여주시면서 대접해 주셨습니다. 결국 마푸토 한국식당에서 판매하는 금액인 600MT (=12,000원)를 번 셈입니다. 그리고 거기다 여기서 라면 한 팩에 1,500MT정도 가는 것을 무료로 주셨습니다. 즉, 30,000원정도 합니다. 총 합해서 42,000원....
그러니까 단순한 계산으로 42,000원 - 34,500원 = 7,500원의 이익과 한 사람의 마음을 얻은 것으로 치면 엄청난 수익입니다.
그래서 저는 커피는 사람의 향기를 파는 것이라 말하곤 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커피값을 받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보통 커피를 무료로 주는 것에 대해 왜 그런 쓸데없는 일을 하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동안의 경험상 커피를 무료로 주는 대신 그 사람들의 마음을 사는 것이라 손해보지 않는 장사라는 것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사는 것이 돈으로 되돌려 받는 것보다 낳은 것이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곳에서도 역시 그런 마음 자세로 커피를 내리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무슨 일을 할 때 사람의 도움이 꼭 필요할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때 마음을 샀던 분들에게 부탁하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오늘 TRI-M이라는 회사에서 대접받은 에소프레소입니다. 커피 맛이 일품입니다.
그리고 학교로 되돌아와서 내려 마시는 케냐 AA는 커피의 바디감을 충분히 느끼게 해 주는 중후한 맛으로 보답하는군요. 이제 케냐AA도 거의 바닥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남은 기간이 3주정도 남은 3개의 원두로 한주간씩 버티면 귀국하는 날짜가 돌아오게 됩니다. 현지에서는 17일날 떠나지만 한국도착 시간은 19일날이 되는데, 그 날이 생각보다 빨리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하루 하루 재미있고 의미있게 보내려 하는 오늘도 여전히 커피사업에 대한 구상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 행복한 꿈과 함께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1874~1963)의 가지 않은 길을 다시 읽으며 삶을 뒤돌아 봅니다.